[real BDSM] 바닐라양과 바닐라군을 위한 SM play - 생활의 발견 2  

[real BDSM] 바닐라양과 바닐라군을 위한 SM play - 생활의 발견 2              img #1

여러분도 가벼운 변태짓을 한 번 해 보라고 유혹하는 두 번째 시간, <생활의 발견 2>. 먼저 잡설 한 가지. 이번 편 제목에서는 <바닐라양>이 <바닐라군>보다 먼저 왔다. 왜 그 순서에 의한 남녀 성차별 있잖은가. 남자의 주민등록번호는 1로, 여자의 것은 2로 시작하는 그런 것.(그러고 보니 이 문장도 예외는 아니다.) 나도 그런 관습에 젖어 저번에는 <바닐라군과 바닐라양...>하는, 성차별적인 어구를 무의식중에 쓰고 만 것이다. 보라. 남성명사 <군>이 여성명사 <양>에 앞서 있지 않았는가.... 필독은 인습에 중독되 저지르고 만 본인의 실수를 반성하는 바, 제목에 등장하는 두 인격명사의 순서를 뒤늦게나마 바꾸는 것이다. 헌데 <군>이 <양>보다 먼저 등장한 제목을 2편이 아닌 1편에 올린 것을 책망한다면, 나로서는 할 말이 없다.

PS. 두서 없는 이야기였지만 요즘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다. 그냥 이해해 달라.


자, 이제 전편에 이은 본론.


> 시키는 대로 하시지

명령과 복종이 빠진다면 SM이 아니다. 누구는 일방적으로 시키고 누구는 그에 따른다. 확실히 좀 비인간적이긴 하다. 하지만 한계를 그어 놓고 일시적인 유희를 즐기는 것이라면 무슨 문제랴. 그리고 명령/복종이 꼭 <무릎 꿇고 내 발에 입 맞추라>하는 것만은 아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런 거다. - A가 지시하면 B는 하는 것, A가 시키지 않은 것을 B는 전혀 하지 않는 것. 즉 예를 들어 정사를 벌일 때 남자가 명령자를, 여자가 복종자의 역할을 맡는다고 해 보자. 남자는 여자에게 다리를 벌리라거나 무릎을 굽히라는 식으로 세세한 명령을 하며 섹스의 모든 통제권을 맡는 것이다. 이건 응용 범위가 무척 넓다. 남자가 누워 있는 여성상위 자세에서 피스톨 운동을 여성에게 맡기고 그 모습을 지켜본다든지, 여성의 흥분감이 고조될 때 삽입이 된 채로 동작을 멈추라고 한 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상태로 당분간 그녀를 방치한다든지 말이다. 이거 별 거 아니지만 은근히 지배/피지배감을 부추긴다.

물론 무릎을 꿇라든지, 손들고 벌을 서라든지 하는 짖궂은 장난을 할 수도 있다. 복종하는 사람 입장에서 지나치게 굴욕감이 들거나 힘들다면? 못하겠다고 말하고 안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러면 고조된 분위기가 깨지게 마련, 그러므로 설정극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명령과 복종의 상한선을 그어 놓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더러운 것을 먹으라던가 밖에 나가 한바퀴 뛰고 오라든가 하는 엄한 명령을 내릴 분들은 없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시킨다고 하는 분들도 없으리라 믿는다. 우리 그러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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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왕이면 다홍치마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다. 때깔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잖은가? 뭐 사람은 먹는 것이 아니지만은 어쨌든 섹스는 상대방을 본능적으로 욕구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시각적인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아름다운 육체의 이성에게 끌리는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하지만 화끈한 체중감량(때로는 증량)이나 성형수술을 거치지 않는 한 우리의 외모는 웬간해선 변하지 않는 바, 그러므로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듯이 복장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를 입어보자.

헌데 지금 생활 속의 SM 이야기를 하는데 복장이라, 그렇다면 페티시가 아닌가? 사실 그렇다. 하지만, 비록 설명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SM과 페티시는 서로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섹시한 복장은 의외로 지배나 구속 따위의 감정과 밀접하게 관계가 많다. 이를테면 그물스타킹. 그물의 씨줄과 날줄이(어쩐지 영화나 문학평론가들이 즐겨 쓰는 말투다.) 왜 여성의 다리를 착 감고 있어야 하는가? 그리고 옛 중동의 후궁들이 왜 금속으로 된 발찌를 차고 있었을까? 이건 아무리 봐도 반디지와 어떤 연관이 있다.

어쨌든 자극적인 복장은 상상 이상으로 상대를 흥분시킨다. 이건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고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하지 않는 것이다. 스타킹, 가터벨트, 하이힐을 신은 나체, 리본에 감긴 몸. 이런 것들은 구하거나 준비하는데 별다른 노력이나 돈이 드는 것들이 아니다. 뱃살을 빼는 것보다 화끈한 차림을 연출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훨씬 효과적. 힘도 덜 든다. 주의할 점은 상대의 취향을 고려하라는 것. 특히나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이일때는 더 그렇다. 내 친구 중 하나는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여성을 위해 코끼리 팬티를 준비했다가 모텔방에 혼자 남겨졌다. 결과적으로 솔로부대 내무반에도 혼자 남겨진 셈이다. 하긴 거기엔 비슷한 처지의 남자들이 많긴 하지만.


> 나는 당신의 것 - 칼라(개목걸이)

개목걸이 이야기. 사람이 개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걸 목에 둘러?,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칼라(colar)가 꼭 정말 짐승에게나 쓸 법한 투박하고 직설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변태도 아닌데 항상 차고 다닐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기분 낼 때 쓰면 된다. 본래 영어 <칼라>는 개목걸이 외에도 목이나 팔목 등에 착 감기는 모든 물건을 말한다. 목에 남는 공간 없이 피트되는 은제 목걸이나 방울을 단 레이스 등도 충분히 자극적이다. 여성이 칼라를 착용한다면 구속감과 피소유감에서 오는 기묘한 만족감을, 그것을 보는 남성라면 수컷 특유의 소유욕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행여 이런 것에서 성적 흥분을 느낀다고 여러분이 변태는 아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조금의 SM적인 성향은 존재한다. 그것이 생활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어야 변태라고 불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목에 리본을 맨 여성의 이미지는, 물론 상업적이고 성적인 이미지이긴 해도, 흔하지 않은가? 그런 리본도 실은 칼라에 속한다. 만일 여성이 칼라를 하고 연인 앞에 나타나 <당신을 위해 준비했어>, 혹은 강도를 확 높여 <주인님>이라고 말한다면 피가 끓어오르지 않는 남자는 드물 것이다. 물론 성적인 자기결정권을 중요시하거나 관습적인 남녀관계를 거부하는 여성이라면, 안 하면 그만이다. 또 칼라를 착용한다고 해서 남성상위(남자가 착용한다면 여성상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디까지나 양자의 합의에 의한 일시적인 상황이니 말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 SM이미지에서는 흔하지만 금속으로 된 것은 실제로는 그닥 좋지 않다. 불편하고 아프고 무겁고 다치기 쉽다. 목을 움직이다가 어딘가의 뼈 하나가 둔탁하고 각진 쇳덩어리에 턱 찡겨버리면 눈물이 핑 돈다. 되도록 부드러운 것을 애용하자. 그리고 그걸 목에 감는 사람 체면도 있고 분위기도 있지, 비닐로 된 2000원짜리 개목걸이 같은 건 준비하지 말자.(happy puppy, made in china 따위의 싸구려틱한 문구도 경계하자. 그것보다는 커튼 오려서 바느질해 만든 레이스가 훨씬 낫다.) 그거 매너 문제다.


> 묶여 있는 연인

SM의 영원한 주제가 있다면 아마 반디지일 것이다. 반디지 하면 밧줄에 칭칭 감겨 공중에 매달려있는 여자를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신체를 구속하는 모든 행위를 일컬어 반디지라고 한다. 양 손을 끈으로 가볍게 묶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흥분을 배가시킬 수 있다. 반디지는 손재주가 지극히 없는 나로서는 언제나 어려운 미션인데, 그래서 가장 단순한 매듭법 몇 가지를 외워서 종종 쓰고 있이다. 사실 이 방법은 너무 기본적이고 유치한 것이라 굳이 소개하기도 뭐하다. 다만 반디지의 주의사항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먼저 매듭. 두어번 당겨서 바로 풀어질 수 있도록 매듭을 짓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묶여 있는 상대가 고통을 호소하거나 갑작스럽게 피가 돌지 않을 때는 곧바로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너무 몸을 조이지 않게 묶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재료. 끈이라도 다 가져다 쓰다가는 다치기 십상이다. 상품포장용 바인더 끈이나 나일론 끈 같은 것은 써선 안 된다. 피부가 다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묶이는 사람 입장에서 엄청 괴롭다. 구속감을 즐기기는 커녕 아파서 죽을 지경이 되면 그 무슨 헛짓인가. 어디서 섭을 묶을 때 전선을 쓰는 인간을 봤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뭣 짓인가 싶더라.

굳이 반디지용 면로프나 마로프를 쓰지 않더라도 면으로 된 부드러운 것이라면 별 문제 없이 반디지를 할 수 있다. 마로프의 경우에는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기름을 먹이거나 다듬어서 써야 하는데, 당연히 무척 귀찮은 일이므로 <경험상 한 번>의 의미로 반디지를 하는 사람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재료의 굵기. 얇은 것은 단단히 묶었을 때, 혹은 묶인 곳으로 체중이 실릴 때 살 속으로 파고들어 피부와 뼈가 아프고 저리다. 그 순간엔 느끼지 못할 지라도 아픔이 오래 남을 수 있다. 물론 심하면 다칠 수도 있고. 결론적으로 반디지의 재료는 굵고 부드러울수록 좋으며, 매듭은 단단하지만 쉽게 풀 수 있도록 묶되 살을 죄는 강도는 적당한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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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듭 없는 반디지

꼭 끈으로 칭칭 묶어야 반디지가 아니다. 수갑을 써도 된다. 진짜 철제수갑을 구하기 위해 경찰로 일하고 있는 친척이나 청계천을 찾을 필요는 없다. 인터넷의 SM 샾에서도 구할 수 있다. 주문/배송 절차가 복잡하지만 해외 사이트라면 100% 구할 수 있다. 밀리터리 모형이나 완구로 나온 플라스틱 제품도 보기보다 튼튼해서 아주 쓸 만하다. 그거 팔힘으로 부수기 쉽지 않다.(그리고 아프다.) 뭐 필사의 탈출극을 저지하는 것도 아니고 합의에 의해서 설정극을 벌이는 건데 무슨 상관이랴. 애초에 SM용으로 만들어진, 사슬이 연결된 가죽이나 금속 제품도 많다.

서구에서는 테이프를 칭칭 감아서 반디지를 많이 하는 모양이던데 보는 맛은 없지만 이거 참 편하지 않겠는가. 영 귀찮고 기분 찜찜하면 그냥 손으로 팔목을 부여잡아도 될 일이다. 남성이 여성의 팔을 뒤로 돌려 잡고 후배위 섹스를 하는 것으로도 SM적인 자극을 느낄 수 있다. 정말이지 이 정도를 변태라고 하면 너무 도덕적인 거다. 넓은 범위로는 천 등을 이용해 상대(주로 여성)의 입에 재갈을 물려 놓고 행위를 하는 것도 구속-즉 반디지-에 속한다. 혹은 시간을 정해놓고 어떤 말도 하지 않는-못하는- 것 역시도. 여하튼 반디지의 종류는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글을 쓰며 생각난 것들은 대략 이 정도다. 혹시나 SM적인 행위가 여러분을 자꾸만 흥분시킨다면, 굳이 자신을 제어할 필요는 없다. 성생활은, 그리고 좀 더 거창해질 수 있다면 삶은 가장 은밀한 욕구까지 거세하면서 영위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같은 변태가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물론 당신이, 여자친구를 개집에서 재우고 목에 사슬을 걸어 기어다니게 하면서 정원을 산책하고 싶다면 당신은 변태다. SM을 하면 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영 싫기만 한 정상적인 분들이라면, 그냥 무시하면 된다.

일상적이지 않은 것을 경험해보며, 혹은 평소의 판타지를 불완전하게나마 조금씩이라도 구현하며 사는 것이 부도덕할 이유는 없다. 물론 성희롱 같은 건 하지 말자. 행위의 대상-혹은 행위자-가 되는 상대를 존중하는 상태에서의 이야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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